대형마트와 유통전쟁 앞둔 농협, '갈팡질팡'할 때가 아니다
서울시의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는 기사를 연속해서 내보내고 있는 농민신문이 대형유통업체를 놓고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까지 기획연재까지 동원해 가며 농산물 유통구조개선을 위한 동반자로서 대형유통업체를 추켜세우던 농민신문이 이번엔 대형유통업체의 독과점 거래관행을 문제삼고 나섰다.
농민신문의 이런 보도행태는 소비지 농산물유통시장을 장악하다시피한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의 고민을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29일 농민신문은 ‘대형유통업체 변화하는 농산물 구매전략(하)이마트, 산지 직매입 비율 올 80%까지 확대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해 농협중앙회를 통해 산지농협으로부터 구매한 청과물(과일·채소)은 모두 1250억원어치. 1년 전(867억원)보다 무려 44.2% 늘어났다. ‘유통 빅3’를 포함해 모든 대형 유통업체 중 농협으로부터 1,000억원어치 이상을 구매한 곳은 이마트가 유일하다.’
농민신문은 이 기사의 첫 머리에 왜 농협중앙회가 서울시의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 방침에 반대하고, 대형마트를 두둔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지역농협을 지원하고 먹여 살리는 것은 농협중앙회가 아니라 이마트라는 사실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와 함께 농민신문은 같은 날 “서울시 대형마트 농산물 판매제한 안 돼”이라는 제목 아래, ‘대형마트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가들이 주축이 된 ‘유통악법 철폐 농어민·중소기업·영세임대상인 생존대책투쟁위원회’ 등 13개 단체는 27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서울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대책위원회의 성명 발표와 항의 방문은 14일에 이어 두 번째’라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의 입장은 어떠할까?
농민신문의 논조가 말해주듯이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는 농산물유통구조개선을 농정과제로 내세우면서 대형유통업체를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 하다.
지난 22일 농식품부의 청와대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는 농협을 중심으로 한 유통계열화 구상의 해결사 내지는 종결자로 그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실제로 대형유통업체들은 연간 수천억원에 육박하는 농협의 농산물을 구매하는 ‘갑’에 해당하는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판매장과 하나로마트 만으로 농협 중심의 유통단계 축소는 현실적으로 불가해 보인다.
이는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서울시의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이 그리 달갑지만 않은 속내를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 그리고 산지 생산자조직으로 이어지는 내부 유통망 확충 또한 그리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농식품부가 농산물유통구조개선을 위한 첫 번째 대안으로 꼽은 생산자단체 중심의 유통계열화를 통한 단계 축소방안에 따르면 먼저 농협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효율화를 강조하고 있다.
농민신문은 22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핵심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확충, 33%가 소형, 규모화 서둘러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요성에 비해 농협 APC가 처한 현실은 초라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농민신문은 ‘APC 한곳당 연간 매출액은 평균 92억원 정도에 그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실제로 2011년 기준으로 한곳당 평균 600만원의 적자를 시현했다. 작업 효율성이 낮고 저장성이 떨어지는 과채류와 채소류를 취급하는 APC는 한 곳당 660만원~1,000만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산지농협의 건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민신문은 APC를 유통단계 축소의 핵심기지로 삼기 위한 선결과제로 산지의 기초단위인 생산자조직을 대거 육성해야 한다면서, 농협은 2015년까지 2,000여개를 목표로 공동선별출하조직 육성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농민신문은 농가별 수취가격 인상과 같은 유인책이 없다면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 전제하고, 도매시장 청과도매법인이나 대형유통업체들이 산지 생산자조직의 출하물량을 우선 취급토록 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소비지 시장은 물론이고, 산지 시장마저도 대형유통업체에 의존 해야 하는 농협중앙회의 현 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APC가 당초 예상과 달리 산지물량의 수집 분산에 있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수집상-중도매인-도매법인으로 이어지는 상인들을 위주로 한 기존 농산물 유통질서, 그리고 ▲직접 산지 농산물 수집에 나선 대형유통업체들의 유통단계 축소 전략을 지역농협과 농협중앙회가 극복하지 못한 데에 따른 결과라고 봐도 무방하다.
농민신문은 APC활성화를 위한 산지 공동선별 생산자조직의 육성을 말하면서도, 농협보다는 대형유통업체와 도매법인들이 이들 물량을 수집·분산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어색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농민신문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산지 APC들이 농산물 수확 후 대포장 작업만 한 뒤 안성농식품물류센터가 이를 받아 소비지 요구에 맞춰 소포장·전처리작업을 수행토록 하는 것도 검토해 볼 단계가 됐다는 얘기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역할 분담과 협력이 원활치 않을 경우, 농협중앙회가 추진하는 5개의 대형 물류센터가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APC와 산지와 판로를 놓고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브랜드 가공식품을 내놓으면서 지역농협의 브랜드와 대형마트 진출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현실를 떠올리게 한다.
농식품부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대형유통업체, 농협 하나로마트, 전통시장, 소비자 직거래 등 다양한 소매 유통경로를 나열한 것과 달리, 농민신문은 대형유통업체에 치우친 분산을 강조하기도 했다.
농민신문은 오세조 연세대 교수가 3월 17일 지식경제부에 제출한 ‘유통산업 구조개선을 통한 물가안정방안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농축산물 유통비용(소비자가격의43.4%)은 대형 유통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된 만큼, 골목시장 취급 농축산물의 유통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사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알렸다.
농민신문은 이를 근거로 ‘전통시장을 비롯한 골목상권의 농축산물 유통비용을 줄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농산물 유통정책 추진에 따른 정부의 고민은 단순히 복잡다단한 기존 상권의 농축산물 유통비용에만 있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물가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농산물유통시장의 문제점으로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유통구조 ▲독과점에 따른 경쟁부족 ▲가격·원가정보의 비대칭성 등을 꼽았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지 공동작업장, 생산자 조직화, 로컬푸드 직매장에 지원을 강화하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농업지원(CSA)사업체 10곳을 선정키로 했다.
정부는 대형유통업체가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해답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물가안정의 걸림돌인 ‘독과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 심장부에 대형마트가 하나 둘 생겨나면서부터 끊이지 않은 불공정 시비는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1일 농민신문은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언급한 대형유통업체들의 불공정 사례를 부각시켰다.
농민신문은 ‘대형유통업체들이 대규모 구매력을 내세워 농어민을 비롯한 중소 납품업자들에게 여전히 불공정거래를 강요하고 있다’며, 대형마트를 상대로 한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조사 결과를 인용해, ‘판촉비용 전가(40.5%), 판촉행사 참여 강제(36.2%), 납품단가 인하(35.6%), 추가비용 부담요구(35%), 타사입점 방해(16%)’와 같은 대형마트의 불공정거래 유형을 소개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이달부터 9월까지 공정거래사무국을 운영하고,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농민신문은 이와는 별도로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바이어 공정거래 교육’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목한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고발하는 해설기사를 곁들였다.
이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가 납품받은 뒤, 정당한 이유 없이 농어민을 비롯한 중소납품업체에게 납품단가 인하를 강요하는 불공정거래행위가 아직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판매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제외하고 납품대금을 지급하거나, 임의로 가격을 낮춰 할인 판매한 다음 납품대금을 일방적으로 감액하는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 거래행위 또한 여전했다.
설상가상으로 대형유통업체는 납품업체와 재거래 때 매장수수료, 판매장려금 등을 올리는 교묘한 방법으로 판촉비용을 전가하고, 판촉행사 참여를 강제하기도 한다. 또한 판촉행사를 빌미로 지나치게 낮은 가격과 많은 양을 강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릇된 반품 관행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는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매입한 전체 신선 농축산물을 반품 처리하는가 하면, 월말 재고조정을 이유로 반품을 요구하기도 한다.
심지어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자의 경영정보까지 내놓으라는 부당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적했다.
농민신문이 불과 얼마전까지 기획기사를 쏟아내며 대형유통업체가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유통구조 개선의 동반자이자 해결사인양 추켜세우던 보도와는 정반대의 논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농민신문은 서울시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가락시장 정가·수의매매 도입 방침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두차례의 사설까지 동원하며 10여차례가 넘는 반론 보도로 일관하고 있으나, 요즘들어 정가·수의매매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기사 또한 심심찮게 흘리고 있다.
농민신문의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엇갈린 보도행태는 가락시장 정가수의매매 도입에 대한 보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농민신문은 농식품부가 내세워 농산물 유통구조개선방안의 일환으로 전국 12개 농협 공판장을 통합하는 농협 공판자회사가 경쟁력을 갖추고, 공판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정가·수의매매 물량을 지금보다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농민신문은 APC의 확충을 위한 과제를 담은 해설기사에서 ‘도매시장의 시설을 현대화하고 정가·수의매매 확대하는 거래제도 다변화도 풀어야 할 숙제’라며 서울시의 가락시장 정가수의매매 도입의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 조치와 함께, 박근혜 정부가 내걸은 농산물유통구조개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협을 대변하는 농민신문은 농산물유통구조개선의 추진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협을 주축으로 한 농식품부의 농산물구조개선 역시 총론은 그럴싸하되 각론은 불투명해 보일 수 밖에 없다. 적잖은 국내 언론인들이 대형유통업체의 독과점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정부의 방침에 동의하고 있으나, 10여년전 농산물 직거래를 적극 추진했던 김대중 정부가 내세운 대책과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실제로 주요 언론들이 박근혜 정부의 농산물유통구조 개선의지를 다루면서 직거래 장터를 내세웠으나, 김대중 정부 당시에 나타난 농산물 직거래장터의 숙제는 지금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농산물 산지 유통에 대한 대책 역시 지역농협 경제사업 담당자들에 대한 과도한 책임전가를 비롯한 여러가지 숙제를 남겼지만, 이에 대한 보완도 지난 10년간 한치 앞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농산물유통구조개선 대책이 10년전과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농협중앙회는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내세웠던 김대중 정부시절, 토지확보와 금융비용의 이점을 살려 이마트, 까루프, 롯데마트 등에 대항하는 하나로클럽, 하나로마트와 같은 소매유통망 확충에 대대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농협중앙회는 지금과는 달리, 산지유통시설 확충을 위한 대안마련에도 힘을 쏟았지만 무엇보다 대형유통업체와 경쟁하는 자체적인 소매유통망 확보에 중점을 두었다.
당시 정부와 농협이 기반시설 확대를 발판으로 소매유통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과는 달리, 오늘날 유통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정부와 농협은 우선 ▲골목상권으로 대변되는 ‘나들가게’, 그리고 ▲도매시장 거래 방법 다양화와 시장 변화에 걸맞는 도매법인, 중도매인, 산지수집 상인의 기능과 역할 개선 ▲생산자·소비자가 함께 운영하는 협동조합형 유통채널에 대한 접근과 같은 여러 가지 더해진 변수를 접하고 있다.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는 전자상거래 시장 역시 새로운 가능성을 전하고 있다.
반면 대도시 상권에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대형마트들은 무분별한 입점으로 인해 몸집은 부풀렸으나 수익성 악화라는 난제에 봉착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들은 이에 따라 더 이상 점포를 확대하기 보다는 다양한 동네상권과 새로운 유통채널을 겨냥한 물류시장 확보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말하자면 대형유통업체들이 거대한 소매유통망을 앞세워 동네상권을 초토화하고, 산지 농협마저 장악한 데에 그치지 않고 농산물의 산지물류시장에도 눈독을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유통업체의 독과점을 견제하는 정부와 농협의 농산물 구조개선 계획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대형물류센터 건립은 농협중앙회의 공급기반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이지만 자체 소매유통망 확대 없는 공급망의 확충은 대도시 소매유통시장을 장악한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
나아가서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이 대형유통업체로 향한 좁은 판로를 놓고 갈등을 일삼을 수 있는 소지도 안고 있다.
농산물유통구조 개선은 지난 수십년간 우리 농업을 위한 해묵은 숙제로 남아있다. 생산보다는 유통, 공급보다는 소비 시장이 더 중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통이 뒷받침되지 않는 생산은 외국산 수입 농산물에 그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소매기능이 미약한 공급망 확충 역시 궁극적인 해답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농협중앙회를 거친 지역농협의 농산물을 해마다 수천억원씩 팔아주는 대형 유통업체를 당장 무시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산지물류시장 마저 장악에 나선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은 공존을 할 수 있어도, 대형유통업체가 궁극적으로 협동조합의 해목은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동반자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소매유통을 대형유통업체에 계속해서 의존하는 이상, 농협중앙회와 농협이 주도하는 농산물유통시장은 실현하기 어려울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소매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는 농협의 경제사업은 지속하기 어려울 뿐더러 경영부담을 더한채 궁극적으로 지역농협의 경영까지 더 힘겹게 할 것이다. 이래선 농협이 산지 농민과 도시 소비자에게도 제 값을 주고 받는 농산물유통시장을 선보이기도 어렵다.
이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촉진할 수 있는 청소년을 위한 학교급식시장 조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며, 대형유통업체에 짓눌린 동네상권을 사회적 약자로 방치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경제체제에 대응하는 협동조합의 이상 또한 실현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지난 10년간 농협이 대형유통업체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며 내어준 도시 소매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농협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산이며 공공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농협이 사람들에게 선보이고자 하는 농산물유통구조 개선은 사익을 추구하는 대형유통업체의 독과점과는 근본이 다르다.
고양이와 쥐는 공존할 수 있어도 동반자가 될 수 없다. 고양이가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대형유통업체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이들은 살기위해 덩지를 끊임없이더 키워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났다.
달라지는 시장여건과 국민의식에 부응하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농협이 공동으로 펼치는 섬세하고도 치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언론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가 없다.
농협을 대변하는 국내 최대의 농업전문언론인 농민신문이 대형유통업체를 놓고 더 이상 오락가락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생산자단체들 역시 당장 납품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유통업체가 주도하는 농산물 소매시장의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서울시의 판매품목제한 조치에 반기를 들 일도 아니다.
대형유통업체, 금융재벌로 거듭나면서 다국적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의 대기업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동네상인들이 그러하듯이 대형유통업체는 정부와 협동조합이 정책적인 연대와 상생을 모색할 수 있는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
김성훈 기자 newsking@agrinews.co.kr @ 에그리뉴스 agrinews.kr
|
기사최종편집일:2024-03-15 11:10:01
